오후4시의희망

Ólafur Arnalds - 3055

시월의숲 2013. 9. 13. 23:13

 

 

 

올라퍼 아르날즈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슬란드 출신 뮤지션의 음악이다. 제목이 '3055'다. 이게 뭘 의미하는지는 아마도 작곡자인 올라퍼 아르날즈만이 알 것이다(그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겠지만, 그 자신도 명확히 그것의 의미를 말할 수 있을지 나는 확신하지 않는다). 처음 이 음악을 들었을 때 뭐랄까,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무언가 느껴지긴 하는데 그게 무엇인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분. 앨범의 타이틀은 'Eulogy For Evolution'이다. 소개글에 나오는대로 해석하자면 '진화에 대한 찬미' 정도가 될 터인데, 각각의 음악에 붙은 정체불명의 숫자들은 아마도 어떤 '진화'에 대한 산물의 표현이리라. 클래시컬 하면서도 락의 느낌이 가미된 뉴에이지풍의 음악이다. 아니다, 뉴에이지라고 하기엔 좀 무거운 느낌일까. 무엇보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잔잔하면서도 클래시컬한 선율이, 명상적이면서도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애잔하면서도 슬프지만 아름다운 느낌. 음악을 듣고 있으면 문득, 한번도 가보지 않은, 화산활동이 활발한 섬나라인 아이슬란드에 가보고 싶어진다. 무언가 생각하게 하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런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