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4시의희망 170

더 클래식 - 송가(送歌) Good-bye

떠나가지 마 고운 내 사랑아직 내 곁에 있어 줘야 돼하고픈 말은 많지만아무런 말도 할 수 없어불안해하던 나의 모습을늘 웃음으로 감싸줬는데이렇게 빨리 떠나야 하니널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나널 사랑해 변함없는내 사랑을 기억해너와 보낸 시간은 너무 감사해이제는 다시 올 수 없다고 해도슬픈 내 사랑 안녕꿈이었을까 지난 시간은믿을 수 없이 행복했는데준비도 없이 보내야 하니널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나널 사랑해 널 사랑해내 사랑을 기억해너와 보낸 시간은 너무 감사해이제는 다시 올 수 없다고 해도슬픈 내 사랑 안녕  *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더 클래식 2집을 듣는다. 그때는 없는 용돈을 아껴서 큰맘 먹고 테이프를 사서 거의 고장 나기 직전의 카세트 플레이어로 들었다(고모의 것이었던 빨간색 카세트 플레이어가 아직도 ..

오후4시의희망 2025.02.17

Yo-Yo Ma - J.S. Bach's Cello Suite No. 1

*이상 기후로 겨울이 이젠 겨울 같지 않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시국이 시국이라서 그런가. 올 겨울이 유난히 차갑고 시리게 느껴진다. 물론 겨울이 겨울 같고, 여름이 여름 같고, 봄이, 가을이 다 제 계절만 같다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푸릇푸릇한 숲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봄바람을, 여름의 풍성한 녹색 숲을 바라보고 싶다. 이 영상을 보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리라. 그렇지만 나는 안다. 이 혹독한 겨울은 언젠가 지나갈 것이고(지금도 지나가고 있고), 우리는 마침내 바라마지 않던 따뜻한 봄날의 생기를 맛볼 수 있을 것임을. 지금은 앞으로 있을 더 큰 기쁨을 위한 통과의례 같은 것임을.

오후4시의희망 2025.01.19

이상은 - 삼도천

너와 나 사이에 물이 흐르고 있구나 은하수도 같고 피안의 강물도 같이 옛날 노랫소리 물줄기에 쓸려간다 너의 목소린지 내 목소린지도 모르게  오호라 햇님아 붉은 별들을 혓디뎌 버려라 시려운 강으로 몸을 담궈 물을 태우렴 오호라 바람아 치마를 흔들며 춤을 추어라 햇님이 태운 물먼지를 훨훨 날리렴  그러나 바람은 잠 들고 해는 지네 서산으로 하루가 흐르고 강 저편 위 어둑어둑 물소리에 잠기누나  귀가 멍하니 물이 흐르고 있구나 웃고 있는 건지 울고 있는 건지 모르게  오호라 햇님아 붉은 별들을 헛디뎌 버려라 시려운 강으로 몸을 담궈 물을 태우렴 오호라 바람아 노래를 불러라 네 님도 불러라 머나먼 땅에서 흙을 실어 강을 메우렴  초록풀이 자라는 대지야 생겨나라 어서어서 꽃을 밟으며 뛰어 들리 너와 내가 만나면 ..

오후4시의희망 2024.09.08

김윤아 - 종언

계절이 변하고바람은 먼곳으로 흘러가네요더 남은 말들은흩어져요 바람결에화사하던 꽃들도계절을 따라서 사라지네요다 하지 못했던 사랑이다만 애처러워 울어요스러져가는 마음 나도 어쩔 수 없어그토록 아리던 나를 모두 잊었네사랑했던 나날은 빛바래져가고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새하얀 달빛은새벽에 묻어 숨어버리네요더 남은 얘기는묻어버려요 달빛 속에괴로워 말아요시간이 우리를 달래주겠죠사랑은 모두 다언젠가의 날에 지워져요마음이 있던 자리는 이제 텅 비어더는 흘릴 눈물도 남지않아화사하게 피었던 꽃도 하얀 달빛도달빛 아래에 선 그대의 슬픈 모습도더는 아프지않은 나의 텅 빈 마음도이제 다시는다시는스러져가는 마음 나도 어쩔 수 없어그토록 아리던 나를 모두 잊었네사랑했던 나날은 빛바래져가고두 번 다시 나는 돌아가지 않을 겁..

오후4시의희망 2024.05.04

나윤선 - Hallelujah

오랜만에 거의 방치되다시피 한 CD들을 훑어본다. 차분히 음악을 듣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괜한 욕심으로 사모은 CD들을 보고 있으니 나 자신이 어쩐지 창피해지기까지 한다. 듣기 위한 것이 아닌 소유하기 위한 것들.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나윤선의 이라는 앨범이 눈에 띈다. 사놓고 몇 번이나 들었을까? 2019년도에 나온 앨범이라니. 차분히 듣고 있으니 독특하고, 재밌다(?). 마지막 수록곡이 레너드 코헨의 '할렐루야'다. 언제 들어도 매력적인 곡이다. 나는 지금 절실한가? 절실해지고 싶은가? 모르겠다, 정말 모를 일이다.

오후4시의희망 2024.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