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철 4

조금도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말인 '인생'과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대단한 예술인 '시'에 대하여(신형철, 『인생의 역사』)

'인생'은 조금도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말이다. ··· '시'는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대단한 예술이다. - 신형철, 『인생의 역사』 중에서 * '그'는 결코 쉽지 않은 말을 생각보다 쉽게 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그의 문장을 통하면 꽤 어렵게 느껴지던 '시'도 생각보다 쉽게 혹은 다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는 무척 자상하고 사려 깊은 선생님 같은데, 마치 오래전 내가 무척 좋아했었던 것만 같은 그런 선생님 말이다. 시를 이야기하면서 인생의 역사라는 제목을 달아놓았다. 그의 탁월함은 '조금도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말'과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대단한 예술'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혹은 기꺼이 알게 만드는 데 있다. 그는 분명 시인이나 소설가는 아니지만, 언어의 예술가임에는 틀림없다. 내가 조금은..

흔해빠진독서 2023.06.10

달이 뜨고 진다고

달이 뜨고 진다고 너는 말했다. 수천 개의 달이 뜨고 질 것이다. 네게서 뜬 달이 차고 맑은 호수로 져서 은빛 지느러미의 물고기가 될 것이다. 수면에 어른거리는 달 지느러미들 일제히 물을 차고 올라 잘게 부서질 것이다. 이 지느러미의 분수가 공중에서 반짝일 때 지구 반대쪽에서 손을 놓고 떠난 바다가 내게로 밀려오고 있을 것이다. 심해어들을 몰고 밤새 내게 오고 있을 것이다. - 이수정, 「달이 뜨고 진다고」 전문 * 신형철의 『느낌의 공동체』를 이제서야 다 읽었다. 내가 평소에 읽는 속도로 봐서 비교적 빨리 읽었다고 해야할까?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한 짧막한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라 읽기에 그리 부담이 없었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산문집이라는 표현을 쓰고는 있지만, 어쨌거나 평론가의 책을 이토록 재밌게 읽은..

질투는나의힘 201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