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쐐기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예를 들자면 쐐기풀 차가, 산책길에 한 아름씩 꺾어오는 불가리스 쑥이, 여름 내내 어디에나 지천인 황금빛 골드루테 다발이 이 오두막의 삶에서는 아주 두드러지는 사건에 속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루함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에 대해서 말한다.(15쪽, 배수아, 「바우키스의 말」 중에서) * 우리는 어떤 돌연한 사건과 마주치고, 그것을 스쳐 지나가고, 그런 후 그에 대한 생각에 잠긴 채 살아가게 되겠죠.(23쪽, 배수아, 「바우키스의 말」 중에서 ) * 내가 그에게 편지를 써서 보낸다면, 그 말은 내 편지가 나를 영영 떠난다는 의미였다. 내게서 나온 말은 내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다. 혹은 나는 기억을 상실한 말과 다름없게 되리라. 그리하여 수십 년이 흐른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