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포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공포 영화, 공포스럽다, 등등등... 그런데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에서 끌어내는 공포라는 것이 다름아닌 일상속에 있다고 말하는 듯 합니다. 즉 공포란 어떤 특정한 상황하에서 특정한 인물에 의해 '나 무섭지'하고 놀래키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 일상속에 있다는 것입니다.이는 공포도 우리의 감정중에 하나라는 생각을 한다면 쉽게 알수 있겠죠.
주인공인 미셀 파이퍼는 옆집 여자가 죽은줄 알면서부터 일상의 사소한 모든 현상들이 공포로 돌변함을 느낍니다. 우연히 액자가 깨진다던지, 문이 그냥 열린다던지 하는,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수 있는 상황(아무 생각없이 넘어 갈수 있는 상황)이 공포로 돌변하는 것이죠. 감독은 이를, 놀래키는 음악을 사용해서 공포심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들려 주지 않음으로써 즉,침묵을 이용해서 극도의 날카로운 심리를 효과 있게 잡아냅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쩌면 공포스러운 음악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게 약간 지루한 감을 느낄수 있게 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녀의 느낀 일상속의 공포는 모든 사건이 그녀의 남편, 즉 노만(헤리슨 포드)에 의해서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확실히 드러납니다. 결혼 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미셀 파이퍼(극중 이름은 생각이 잘 안남...)에게, 아니 오히려 너무 사랑해서 행복했던 그녀에게 최악의 공포가 그 남편이였다니... 이건 공포 그 자체가 아닐까요? 이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고, 또한 최대의 공포란 외부의 어떤것이 아닌 인간의 머리 안에 들어있는 '생각'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섭다고 느끼는 그 생각 그 자체 말입니다.
'봄날은간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수는 나의 것 VS 올드보이 (0) | 2005.03.20 |
---|---|
인간의 특별함에 대한 욕망(영화 '젠틀맨리그'를 보고) (0) | 2005.03.17 |
인간이 인간인 이유-인간이라는 이름의 동물에 대해...(영화 '28일후' 를 보고) (0) | 2005.03.17 |
펀치 드렁크 러브 (0) | 2005.03.16 |
진정한 '나'의 깨달음에 관한 웃지 못할 해프닝(영화 '인 앤 아웃'을 보고) (0) | 2005.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