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나의힘

한 세월이 있었다 - 최승자

시월의숲 2010. 4. 14. 20:45

한 세월이 있었다

 

 

 

한 세월이 있었다

한 사막이 있었다

 

그 사막 한가운데서 나 혼자였었다

하늘 위로 바람이 불어가고

나는 배고팠고 슬펐다

 

어디선가 한 강물이 흘러갔고

(그러나 바다는 넘치지 않았고)

 

어디선가 한 하늘이 흘러갔고

(그러나 시간은 멈추지 않았고)

 

한 세월이 있었다

 

한 사막이 있었다

 

 

- 최승자, 『쓸쓸해서 머나먼』, 문학과 지성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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