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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서부르그의 열흘

2007년(무려!) 가을호인 《작가세계》는 배수아 특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기에 이라는 배수아의 산문이 실려 있는데, 작가가 독일의 바서부르그에 머물면서 마르틴 발저를 만나러 간 일화가 나온다. 그는 발저를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그의 태도는,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것이었다. 그는 말하기를 서둘지 않았고, 상대편에게 말이나 해명을 강요하지 않았으며, 자기 자신도 해명에 집착하지 않았으며, 유머가 있는가 하면 너그러운 면모도 충분히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끝맺는다.   '세월이 흐르면 그 기억들이 자연스레 희미해지겠지만, 그때 나는 너무나 슬플 것이다'  나는 《작별들 순간들》에서도 그랬지만, 그가 말하는 숲과 정원이, 그가 말하는 바서부르그가, 베를린이, 나아가 독일이라는 나라가 특별하..

흔해빠진독서 2025.01.01

2025년이여 오라!

2025년 새해 첫날은 감기 기운과 함께 시작되었다. 어제부터 피로가 갑자기 몰려오더니 오늘 눈을 뜨니 몸이 무겁고 목이 아팠다. 늦잠을 자고 일어났으면 기분이 좋아야 할 텐데, 불쾌한 기분으로 새해 첫날을 시작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다. 핸드폰에는 자는 동안 날아온 카톡과 문자가 가득 쌓여 있었다. 부지런한 이들은 새해 첫날 일출 사진을 찍어 올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를 했다. 나는 속초와 영덕, 울릉도 등에서 찍어 올린 일출 사진을 보며 저것이 새해 첫 태양이구나 생각했다. 다들 열심히, 삶을 의미 있게 누리기 위해 애쓰고 있구나 싶었다. 그에 비해 나는 시간이 가는지 오는지 크게 상관하지 않은 채로,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간다는 사실에는 몸서리치며 각지에서 올라온 일출 사진을 -..

어느푸른저녁 2025.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