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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어지고 투명해지는 가을. 딱 이 정도만, 하고 바랐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이 순간은 그리 길지 않으리라는 것을. 취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어느새 사리져버리고 말 것이라는 걸. 나이가 들어가는만큼, 저 가을처럼 좀 더 깊어지고 좀 더 투명해질 수 있기를 바랐다. 가을은 내가 태어난, 내 계절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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