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만한지나침

파블로 네루다,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민음사, 2007.

시월의숲 2021. 10. 7. 01:10

나는 바란다

봄이 벚나무와 하는 것과 같은 걸 너와 함께 하기를.

(33쪽, 「매일 너는 논다」중에서)

 

 

*

 

 

내가 네 침묵으로 말하게 해다오

(34쪽, 「나는 네가 조용한 게 좋다」중에서)

 

 

*

 

 

너는 내 음악의 그물 속에 들여졌다, 내 사랑이여,

그리고 내 음악의 그물은 하늘처럼 넓다.

내 영혼은 네 슬퍼하는 눈의 기슭에서 태어났다.

네 슬퍼하는 눈에서 꿈의 땅은 시작한다.

(36쪽, 「해 질 녘 내 하늘에서」중에서)

 

 

*

 

 

저녁이 계류해 있는 부두는 슬프다.

내 삶은 피곤하고 목적도 없이 굶주린다.

나는 내가 갖지 않은 걸 사랑한다. 너는 너무 멀리 있다.

내 혐오는 지루한 황혼 녘과 씨름한다.

그러나 밤은 오고 나에게 노래 부르기 시작한다.

(40쪽, 「여기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중에서)

 

 

*

 

 

사랑은 그다지도 짧고, 망각은 그렇게도 길다.

(44쪽,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중에서)

 

 

*

 

 

너에 대한 기억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밤으로부터 나타난다. 

강은 그 그치지 않는 슬픔을 바다와 섞는다.

 

새벽의 부두처럼 버려졌다.

이별의 시간이다, 오, 버려진 자!

(47쪽, 「절망의 노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