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늦잠

시월의숲 2008. 12. 9. 21:12

늦잠을 자는 바람에 하마터면 지각을 할 뻔 했다. 어제 좀 늦게 잤더니 바로 이 모양이다. 핸드폰 알람을 맞춰놓고 잤는데, 오늘은 무슨 잠이 그리도 깊이 들었던지 언제 알람을 껐는지도 모르겠다. 일어나서 부랴부랴 씻고 허둥지둥 옷을 입고 부리나케 뛰었다. 어김없이 일찍 와 있는 상사 때문에 눈치가 보였으나 다행히 지각은 아니었다. 잠은 덜 깨고, 목은 타고, 정신은 없고, 다리는 후들거렸다. 아, 왜 늦게 일어나가지고!

 

하루를 정신없이 시작해서일까? 하루종일 바빴다. 밀린 일도 많고, 출장을 간 동료가 부탁해 놓고 간 일도 있어서 왠종일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커피를 마셨는데도 정신이 몽롱한 건 왜인지. 역시 시작이 좋아야 하나 보다. 아침에 늦잠을 자지 않고 여유롭게 출근해서 일을 했다면 이렇지는 않았을텐데, 후회가 들었다. 그래도 시간은 가니까.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나니 퇴근시간이 되었고, 퇴근도 출근처럼 어수선하게 했다. 오늘은 오늘이 아니라 어제 같았다. 어떻게 출근을 해서 퇴근을 했는지 모르겠다.

 

내일은 정신 차리고 제대로 일어나야지. 아, 시간은 너무나도 속절없이 흘러간다. 어쩌면 인생은 출근과 퇴근의 유한반복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럴 것이다. 일어나면 자야되고 자면 일어나야 하는 것처럼. 그리고 언젠가는 그 끝에 도달하게 되겠지. 평생 늦잠을 자도 뭐라하지 않는 직장은 진정 없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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