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많은 시간들이 흘러간 것도 같고, 눈 깜짝할 순간이 지나간 것도 같다. 내 앞에 있었던 2박 3일 간의 날들이. 나는 그동안 제주도를 다녀왔고, 장염에 걸렸으며, 그래서 평생 먹었을지도 모를 전복죽을 3일 내내 먹었다. 괜찮냐는 주위의 걱정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우연찮게 가게 된 제주도의 풍경과 수많은 박물관도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아, 지난 3일 동안의 나는 내가 아니었다. 그 와중에도 기억나는 곳들이 있긴 한데, 제주 이야기는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차차 하기로 해야겠다. 지금은 차를 타고 다녔던 기억만 생생하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들렸던 화장실도. 역시 뭘 하든 건강해야 온전히 경험하거나 감상할 수 있다. 또다른 진리는 여행도 결국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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