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여행과 아프리카와 고슴도치

시월의숲 2011. 9. 1. 21:34

1.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읽었다. 벌써 며칠 전에 다 읽었는데, 아직도 글에 대한 감상을 쓰지 못했다. 굉장히 재밌게 읽었고, 책에서 나눠놓은 챕터들이 하나같이 다 마음에 들고 공감이 갔다. 그래서 그 목록별로 나도 글을 써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책에 대한 요약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알랭 드 보통이 말한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 중 말그림을 그리는 작업(더 정확히는 존 러스킨이 한 말이지만)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이 걸리면 걸리는대로 놓아둘 생각이다. 생각을 정리하고 정리하다보면 아름다움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2.

이제니의 <아마도 아프리카>는 잘 읽히지 않는다. 어려운 말들을 나열한 것도 아닌데, 말들의 나열이 무척 생경해서 그 의미를 새겨 읽기에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재밌는 시집인 것 같다. 이상한 말의 나라에서 헤매다가도 중간중간 어른스러운 깨달음이 담긴 문장을 대할 때면 눈이 크게 떠진다. 뭐, 급할 것 없지. 천천히 헤매고 다니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이 시집을 다 읽으면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선물받은 허수경의 시집을 읽어야겠다.

 

 

3.

친구 집에 갔다가 <고슴도치의 우아함>이라는 소설을 빌려왔다. 예전에 내가 그에게 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빌려준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내가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빌리게 되었다. 물론 이 두 소설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하지만 앞의 몇 장을 읽고나니 어쩌면 <새의 선물>에 나오는 주인공의 말투가 <고슴도치의 우아함>에 나오는 주인공 아이의 말투와 비슷한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에 대한 감상은 다 읽고 난 후가 되겠지만, 어쩐지 기대가 되는 소설이다.

 

 

4.

항상 느끼는 것.

세상은 넓고, 읽은 건 많고, 시간은 유한하다. 유한한 시간을 위해 무엇이든 치열하게, 치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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