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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대한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요즈음 그런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무색, 무취, 무능의 나날들. 무언가에 대해서 또렷하게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그저 흐느적거리며 헤엄치는 해파리처럼 흘러가는 시간에 나를 그저 방치하고 있다. 이러다 나를 이루는 형체가 모두 무너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날씨, 그러니까 겨울이지만 겨울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날씨 때문일까? 날씨 탓을 하는 것은 제일 쉽고도 안일한 일이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무기력과 언제 덮쳐올지 모르는 일에 대한 불안감, 혹은 걱정이 낮은 구름처럼 항시 드리워져 있어 어디론가 몸을 피할 수도 없다. 지금 읽고 있는 편혜영의 <재와 빨강>에서의 '그'처럼 지하로 숨어들어가는 수밖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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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날씨탓은 아닌 것 같다. 내가 그동안 너무 정신없는 세상에서 정신없이 살아왔기 때문이다. 보다 고요한 곳, 보다 여유로운 곳, 보다 한적한 곳, 그런 곳에 가서 따뜻한 홍차 한 잔 마시고 오면 좋겠다. 그런 바람이 너무나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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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가 부른 메이트의 <난 너를 사랑해>. 왜 사람들이 음악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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