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뮤지컬!

시월의숲 2012. 5. 28. 19:07

'셜록 홈즈-앤더슨가의 비밀'이라는 뮤지컬을 보았다. 세상에, 뮤지컬을! 생전 처음 보는 뮤지컬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국내 순수 창작 뮤지컬이고 상도 많이 받았으며 전석이 매진되는 등 상당히 주목을 많이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사는 내게 이런 기회는 흔치 않은 것이어서 거의 한 달 전에 예매를 하는 수선을 떨었다. 결과적으로는 자리가 남아도는 형국이었지만. 원래는 친구와 같이 가려고 했는데, 사정이 생겨 같이 가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표를 버릴 수는 없었기에 혼자서 뮤지컬을 보았다. 내용은 셜록 홈즈가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인데 크게 두 가지 사건이 나온다. 그 중 주된 이야기는 앤더슨가의 비밀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앤더슨가에서 일어난 두 발의 총성과 그에 얽힌 비밀을 밝혀내는 이야기이다. 결국은 비극적이자 애절한 사랑이야기였다. 모든 비밀이 밝혀지는 마지막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기까지 했다. 마치 짝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배우들의 음성과 숨결 하나하나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에릭과 루시의 몇몇 아름다운 노래들도 기억에 남는다. 처음엔 잘 몰랐지만 배우들도 모두 그 분야에서 인기있는 스타들이었다. 셜록 홈즈역의 송용진, 제인 왓슨의 구민진, 에릭과 아담 1인 2역을 소화한 조강현, 루시 존스역의 배다해. 셜록 홈즈도 물론 멋졌지만, 그 중에 에릭과 아담의 1인 2역을 소화한 조강현이 개인적으로 무척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그의 목소리! 성우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개성이 강한 그의 목소리와 발성, 그리고 섬세한 연기력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왜 여성들이 남자들의 목소리에 매료되는지 알것 같았다. 루시 존스 역의 배다해 또한 외모는 물론이거니와 목소리도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달콤했다. 그녀가 남자의 자격에 나왔다는 사실을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알게 되었다. 어제 낮에는 무척이나 덥고, 스트레스 받을 일도 있어서 뒷골이 다 땡길 지경이었는데, 뮤지컬을 보고나니 한결 나아졌다. 사실은 그리 호들갑 떨일도 아니지만, 어쩐지 굉장한걸 경험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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