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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 것 같긴 한데, 가을이 아닌 것도 같다. 이제는 가을이구나, 생각한 순간 끈덕지게 남아있는 여름의 기운 때문에 깜짝 놀란다. 가을은, 새끼를 밴 암고양이처럼 배타적이어서 쉬 곁을 주지 않는다. 그럴 때는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는 수밖에. 그저 어느 순간 푸르렀던 나뭇잎이 누렇게 퇴색되어 가는 것을 바라보고, 아침저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선선한 바람을 느끼는 수밖에. 그렇게 멀어져가는 것을 그저 보고 있을 수밖에 없음을. 그럴 수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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