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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불상과 조각들, 건물과 바위, 나무, 산들이 침묵에 몸을 맡긴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저 멀리 희뿌연 안개가 산을 휘감고 있어서 어쩌면 속세와 더 떨어진 느낌을 갖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절에서 오로지 사람들만이 침묵 밖 소란 속에 있었고, 그 절이 간직하고 있는 고요와 멀리 떨어져 있었다. 나도 그런 인간들 중의 하나였으나, 그런 존재들을 굽어 살피는 이가 또 부처가 아닌가 생각하니, 죄스러운 마음이 조금 옅어졌다. 내가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나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그것은 내 지나친 욕심이거나, 이기심이었는지도. 오래지 않아 언젠가 다시 이 절에 오겠다 다짐하며 산을 내려왔다. 반드시 그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산을 내려오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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