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태양을 피하는 방법

시월의숲 2018. 8. 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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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냈고, 집에만 있기는 무료하고, 뜨거워서 어디 다니기는 망설여지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최대한 태양을 피하는 여행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 에어컨이 나오는 건물에 가는 것이어야 했다. 계곡이나 해수욕장 같은 곳은 적당한 피서지가 아니었다. 우리는 에어컨이 나오는 차로 이동을 하여, 에어컨이 나오는 미술관이나 문학관 혹은 박물관에 들어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미술품을 감상하고, 문학작품과 작가를 이해하며, 독립운동의 역사를 살펴보았다. 그건 나름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태양과 무더위를 완벽하게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건물로 들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려 걸어가야했기에, 그 짧은 순간의 더위는 그야말로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던가) 말이다. 그래도 우리는 나름 더위를 피해, 제법 시원하게 휴가를 보냈다. 야외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고통이었지만, 그 또한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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