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내 머릿속의 스위치

시월의숲 2018. 7. 19. 22:43

내 머릿속에 스위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을 할 때는 일 생각을 하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는 일터에서 했던 생각들은 스위치를 끄듯 하지 않는다. 퇴근하고 나서는 오로지 일 외의 생각만을 하는 것이다. 내 가장 큰 불치병 중의 하나는 어떤 하나의 일에 대해서 걱정하기 시작하면 그게 어느 장소에서 무엇을 하든 계속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하는 모든 일들과 생각들이 오로지 그 걱정으로 인해 반감되거나 희석된다. 그림자처럼 늘 따라다니는 것이다.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싶은데, 일에 대한 걱정이나 생각 따위는 하고 싶지 않은데, 적어도 퇴근을 하고 나서는. 오늘도 그런 생각을 했다. 일에 조금의 여유가 생긴 요즘에 그런 생각이 더 간절하다. 바쁠 때는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았으니. 생각을 내 마음대로 끄고 켤 수 있다면. 해봤자 소용없는 걱정 따위는 제발 하지 않기를. 이건 터무니없는 바람일 뿐일까? 우리는 늘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삶이란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걱정 없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걱정 따위는 하지 않는 순간 혹은 그럴 수 있는 조금의 여유는 있어야 하지 않은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