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4시의희망

조원선 - 서두르지 말아요

시월의숲 2018. 10. 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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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십팔 년 시월이 되었고, 지난 주 휴가의 여파인지, 일이 많을 것을 예상했어야 했는지 나는 시월의 첫날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정말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 한 잔을 다 마시지도 못하고 퇴근 이후까지 줄곳, 점심 식사와 화장실에 가는 것을 제외하고 한 번도 일어나지 않고 일을 한 것 같다. 하루는 왜그리 빨리 가던지. 아니,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출근을 하니 이미 퇴근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으니까. 내일이 공휴일이라 쉬는 것은 좋은데, 그 다음 날 일 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해진다. 절대로, 결코, 단연코, 집에서는 일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나는 오늘도 일거리를 주섬주섬 챙겨서 집으로 오고 말았다. 저녁도 먹지 못하고 일을 한 보람이 없다. 내 화창한 가을날을, 높고 파란 하늘과 눈부시게 흰 구름, 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아깝고도 아깝다. 그저 날씨만으로도 좋은 날인데. 그 가을하늘 아래를 걷는 것만으로도 마냥 좋은 계절인데. 조원선의 노래처럼, 서두르지 말아야 할까. 물론 서두르지 말라고 말할 연인이 내겐 없지만. 아, 어떻게 하면 좋은가? 가을은 기다려주지 않는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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