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꽤(?) 되었는데 지금까지 잊고 있다가 이제야 이 영화를 봤다는 걸 떠올렸다. 영화에 대해서 길게 할 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재밌고 인상적인 영화였는데 말이다. 일상 속에서 일어날 법한 소재를 가지고 공포심을 유발하는 영화였는데, 내 예상과는 달리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긴 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재미가 있었다. 어느 쪽으로든 극단적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은 했으나 그 방향이 현수(이선균)가 아니라 수진(정유미)이었다는 게 조금 의외였달까. 비뚤어진 믿음은 어떤 식으로든 끝장을 보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했다. 나는 그 사실이 무엇보다 무서웠다. 잊고 지나갈 뻔한 영화였는데 불현듯(어떤 무의식이 작용한 걸까?) 생각이 났다. 이렇게라도 블로그에 올려두면, 훗날 내가 이 영화를 봤다는 게 생각이 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