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만한지나침

김형경, <사람풍경> 중에서

시월의숲 2005. 8. 14. 17:36

모든 타인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 게슈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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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하트라는 인디언의 주술사가 쓴 <인생과 자연을 바라보는 인디언의 지혜>라는 책에는 주술사였던 삼촌이 그를 연못으로 데리고 가서 물속에 얼굴을 비춰 보게 하는 장면이 있다. 처음에는 잔잔한 물에, 다음에는 막대기로 연못을 휘저은 뒤 얼굴을 비춰보게 한 다음에 이렇게 말한다.

 "네가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네 속에는 네가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는 어떤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볼 때 그 사람을 싫어하게 된다. 네가 싫어하는 것이 실은 네 자신의 일부이다. 늘 이것을 명심하거라."(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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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한 거짓 이미지를 깨고, 자신의 내면에 있는 추악하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인정하고, 그런 모습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기애라고 한다.(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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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렇게 살고 있지만 이것이 내 삶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미래의 어딘가에는 이보다 더 나은 삶이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 근거 없는 기대, 대책 없는 전망이 있었다. 그런 생각 때문에 지금 이곳의 삶이 진정하고 유일한 내 몫의 삶임을 수용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현실의 삶을 간이역이나 야영 캠프 쯤으로 인식했다.(p.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