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내게 얼굴을 보여다오

시월의숲 2006. 3. 13. 01:58

보이지 않는다. 

생각나질 않는다... 네 얼굴...

 

매일 같은 얼굴, 같은 장소, 같은 행동...

책을 읽지 못하고,

글쓰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상상력이 고갈되는 것 같은 이 기분은

그 같은 '반복' 때문일까.

아니면 사랑이 없기 때문에?

 

무언가를 쓰고 싶은데, 그것이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가 아닌

온전한 내 생각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일까?

물론 그런 것들을 통해서 씌여지는 글에도

내 생각이 들어있긴 하다.

하지만 그러한 물질적이고도 인위적인 텍스트에서 나오는 글, 어디서 본듯한 글, 보편적인 생각을 아무 의미없이 나열한 글이 아닌 온전한 내 글, 나만이 쓸 수 있는 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던데

아~ 나는 너무나 터무니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까?

 

보여다오, 네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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