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만한지나침

김경욱, 《장국영이 죽었다고?》중에서

시월의숲 2006. 5. 26. 12:38

 

"삶이란 나약하고 낡아가는 일체의 것에 대해 잔혹하고 가차없는 그 무엇이라고 말한 사람은 독일 사람 니체였다. 하지만 나약한 일체의 것에 잔혹하고 가차 없는 삶을 만드는 것은 인간이다."

 

- 김경욱 단편, <당신의 수상한 근황> 중에서

 

 

*   *   *

 

 

  "사람들이 왜 남들 하는 대로 때 되면 적당한 사람 골라 결혼하고 고슴도치 새끼 낳아 키우고 사는 줄 알아?"

  "외로워서겠지."

  "두려워서다."

  "뭐가 두려운데?"

  "괴물이 되는 게."

  "내가 괴물 같니?"

  "그런 뜻이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것은 괴물로 만들어야 겨우 발 뻗고 잔다. 남들처럼 제대로 살고 있구나 안도하는 거다."

  "넌 두렵지 않니?"

  "두렵다. 남들처럼 살까 봐."

 

- 김경욱 단편, <타인의 취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