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긴 봄비가 내리고 있는데 거긴 어떤가요?
아무런 이야기거리도 없는데 무작정 글쓰기 버튼을 클릭하고 있는 제자신이 순간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이렇게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는 시간이 제겐 행복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무언가를 돌아보고, 조용히 생각에 잠기면 마음이 차분해지거든요.
봄비도 그런 것들 중의 하나입니다.
잊혀질만 하면 한번씩 내리는 비. 사계절 어느 때고 비가 내리지 않는 계절이 없지만 그래도 봄에 내리는 비는 왠지 그 소리와 느낌이 다른 계절의 그것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꽃과 연두빛 잎사귀들을 피어나게 하기 때문일까? 그 빗소리가 마치 깨어나, 일어나, 라고 속삭이고 있는 듯 느껴지니.
너무 호들갑을 떠는 건가요? 맞아요. 감상에 치우쳐 너무 성급히 봄을 기다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일찍 수선을 떨지 않으면 후딱 지나가 버리는 것이 또한 봄이잖아요. 시간이 흐름과 계절의 바뀜 속에 수많은 것들이 잊혀지고 사라져가겠지만 그래도 봄이 있어 또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겠지요. 봄! 그래, 난 살아있고 또 살아갈 것이다, 라고.
올 봄에는 정말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가슴이 탁 트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