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마음의 여유

시월의숲 2007. 3. 28. 12:52

어떤 일이든 자신이 마음 먹은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에 한치의 여유도 없이 쫓기듯 생활할 때는 '이 일만 끝나면 그동안 미뤄두었던 책도 마음 껏 읽고 영화도 많이 보고, 음악도 마음껏 듯고, 여행도 하리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생활에 여유가 생기니까 그게 또 잘 안된다. 며칠 전에 펼친 책을 아직도 다 못 읽었고, 영화도 몇 편 보질 못했으며, 여행도 아직 생각만 하고 있으니... 오히려 몸과 마음이 나른해지고 잡생각이 더 많이 난다. 봄기운 때문일까? 이게 사람들의 보편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나만 그런 것인지, 정말 모를 일이다.

 

여유는 바쁜 가운데 즐기는 것이 제격이라는 말들을 한다. 맞는 말이다. 허나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니, 어쩌면 나는 여유를 즐기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이 시간을 즐겨야 하는 것인지 모르는 것이다! 아니, 이것은 강박적인 내 성격 탓일수도 있겠다. 실비아 플라스가 그랬다지. '차가운 자의식에서 벗어나 만사를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다면' 좋겠다고. 나도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무엇이 두려워서 나는 망설이는 것일까?

 

때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을 때가 있다. 이것 저것 따지고 생각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쳐버릴 수가 있으니.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어제의 하늘은 오늘의 하늘과 다르니 모든 것이 새롭지 않은가!(이런 애늙은이 같은 말을...ㅜㅠ;) 그래, 지금 내게 주어진 이 시간을 즐기면 될 일이다.

'어느푸른저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경 찻사발 축제를 다녀오다  (0) 2007.04.30
뒷산, 짬뽕, 잡초  (0) 2007.04.08
봄비  (0) 2007.03.17
실망  (0) 2007.02.18
죽음에 대해  (0) 2006.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