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만한지나침

다자이 오사무, 《사양(斜陽)》, 인디북, 2003

시월의숲 2008. 1. 25. 23:56

기다림. 아, 사람의 삶에는 기뻐하고 화를 내고 슬퍼하고 미워하는 등 다양한 감정이 있지만, 그것은 사람의 생애서 겨우 1퍼센트를 차지할 뿐, 나머지 99퍼센트는 그저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행복의 발소리가 복도에서 나기를 이제나저제나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으로 기다리다 젖어드는 허무함. 아, 사람의 삶은 정말 비참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고뇌하는 이 현실. 그리고 아침부터 밤까지 부질없이 무언가를 기다리죠. 너무 비참합니다. 태어나길 잘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생명을, 사람을, 세상을 기뻐하고 살고 싶습니다.

당신을 가로막는 도덕을 밀쳐 낼 순 없나요?(124쪽)

 

 

- 다자이 오사무, 《사양(斜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