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검은 바다

시월의숲 2009. 4. 15. 22:31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철썩이는 파도소리와 광포한 바람, 그리고 광활한 어둠만이 존재했다. 압도적인 위압감과 경외심 때문에 온 몸이 떨렸다. 커다란 어둠 속에 이유도 모른 채 던져진 아이처럼, 나는 울고 싶었다. 울고 싶었지만 그 울음마저 삼켜버릴 듯 거세게 치고있는 파도소리 때문에 목놓아 울 수도 없었다. 모든 소리는 파도가 부수어 버렸고, 바람이 삼켜버렸다. 거대하고 검은 어둠이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 공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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