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냉정과 열정 사이

시월의숲 2010. 6. 19. 23:03

6월도 어느덧 중순이다. 그동안 나는 제주도에 다녀왔고(!) 틈틈히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고, 몇 번의 회식자리를 가졌으며, 야외에서 두 번의 월드컵 경기를 보았다. 서울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까지는 아니지만 이곳에서도 나름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나와 경기를 관람하며 열성적으로 응원을 했다. 그렇다, 월드컵이 시작된 것이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내뿜는 과다한 응원 열기가 적잖이 의아하고 당혹스러웠지만,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어서 기꺼이 동참하고야 말았다. 하지만 한 경기가 끝난 후 쏟아져 나오는 미디어의 수많은 기사들이 너무나 유치하고 우스워서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지경이었다는 사실이 많이 아쉬웠달까. 그러고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된 특성은 냉정보다는 열정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것도 순수한 열정이 아닌 과열된 열정에. 기쁨을 표시하는 것이 과해서 자화자찬이되고, 낙담을 표시하는 것이 과해서 비난이 되는 현상이 너무도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어쩌면 그런 뜨거움과 차가움의 온도차가 크다는 것이 우리가 가진 에너지의 원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젠 냉정과 열정 사이의 균형감각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런 말이 가능하다면 '냉정한 열정' 같은 거 말이다. 차가운 정신(머리)과 뜨거운 마음(심장)을 가진다는 것은 정영 불가능한 일일까? 축구는 그저 축구일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