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를 잊겠다

시월의숲 2010. 8. 3. 23:49

뜨거운 여름이 지속되고 있다. 매년 여름 때마다 늘 이번 여름이 제일 더운 것 같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는데, 이번 여름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 여름보다 이번 여름, 이번 여름보다는 내년 여름이 분명 더 더울 것이다. 지금 내가 느끼는 순간의 더위가 과거 기억속의 더위보다 더 덥게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실제 피부로 와닿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더위의 현재성이라고 해야할까? 나는 지금 살아있고, 더위는 지금 내 피부와 코로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무엇을 해야할까? 에어컨의 인공바람은 더위를 식히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지는 몰라도 그리 유쾌한 방법은 아니다. 몇 시간이고 에어컨을 틀고 있으면 전기세는 둘째로  치더라도 일단 머리가 아픈 것이다. 그래서일까? 에어컨 바람은 왠지 인체에 독한 기운을 뿜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무엇을? 더위를 피한다거나 몸의 열기를 식히려고 하기보다는 더위를 잊어버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작년인가, 루이제 린저의 <삶의 한가운데>를 읽으며 여름을 난 것처럼?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달콤한 말이 아니라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를 잊겠다'는 말을 되내이며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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