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4시의희망

목소리

시월의숲 2012. 8. 9. 20:01

 



*

내친김에 디어 클라우드의 노래 한 곡 더.

 

전에도 고백한 것 같은데, 나는 중성적인 음색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보이스 컬러가 뚜렷한 사람이 좋다고 해야할까? 아니, 그보다는 중저음대의 음색에 더 끌린다고 하는게 정확할 것이다. 화려하고 청아한 음색보다는 부드럽고, 약간은 무거운 듯한 음색이 좋다. 박정현보다는 이소라가, 바이올린보다는 첼로에 더 끌리는 것도 그런 내 취향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 첼로를 배워보리라(감히!) 생각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고. 그렇다고 박정현과 바이올린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어쨌거나 디어 클라우드도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를 가진 밴드 중 하나이다. 노래도 마음에 들지만 보컬 '나인'의 목소리가 무척 마음에 든다. 처음 들었을 때는 어딘가 답답한 기분도 들었으나 몇 번을 들으니 그 매력을 알 것 같다. 이소라의 목소리와는 또 다른 느낌, 질감이 그에게는 있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어쩐지 진한 커피가 생각이 난다. 여름보다는 겨울, 밝음보다는 어둠, 기쁨보다는 슬픔, 만남보다는 이별을 표현하는데 더 적합한 목소리다.

 

밤잠을 설치게 한 열대야가 한풀 꺾인 어제는 숨 쉬시기가 한결 수월했다. 이런 날,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가을 혹은 겨울을 상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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