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4시의희망

Maximilian Hecker - The Days Are Long and Filled With Pain

시월의숲 2014. 6. 22. 17:38

 

 

앨범의 부클릿에는 이 노래의 제목을 이렇게 번역하고 있다. '지루한 시간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어'. 하지만 나는 이렇게 번역하고 싶다. '기나긴 날들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어'라고. 'The Days Are Long'. 이 부분을 '지루한 시간'으로 의역하거나 '기나긴 날들'로 직역한 것인데, 나는 어쩐지 직역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지루한 날들'이라고 하면 노래의 전반적인 감성이 조금 축소되어버린듯한 느낌이지만, '기나긴 날들'은 좀 더 풍부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제목의 무게와는 달리 멜로디는 무척 달콤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고통이란 단어 때문에 이 노래는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은 노래가 되었다. 불면 날아가버릴것 같은 목소리는 애잔하고 명상적이다. 자의식으로 가득찬 청춘의 감정 과잉의 노래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때때로 이 노래가 생각이 나고,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여전히 저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어떤 감정의 울림을 느낀다. 오랫동안 듣지 않다가 어제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이 나서 CD를 찾아 들었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듣고 싶어지는 노래가 그 사람이 처한 감정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때, 지금의 내 심정은 무엇일까? 노래 속에 힌트가 있는 것일까? 노래를 들으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