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간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시월의숲 2018. 11. 12. 21:53



*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다만,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하루가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가슴 한 켠이 아파서 울컥 울음을 터뜨릴 것 같다고 말하는 것 외에는. 계속 엘리오와 올리버가 떠오르고, 이탈리아의 눈부신 햇살이, 푸른 바다가 떠오른다. 안타까운 첫사랑의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오가 너무나도 부러웠다. 그의 눈부신 첫사랑이 부럽고, 한없이 따뜻하고도 멋진 그의 부모님이 부럽고, 이탈리아의 햇살이, 바다가, 음악이, 그 모든 것들이 다. 그리고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역시나 이루지 못한 그의 첫사랑이. 시종일관 엘리오를 감싸듯 비추고 있던 찬란한 햇살이 아니었다면 차오르는 슬픔에 숨을 쉬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던가? '당신이 알아주었으면 해서...' 라고 말할 사람이 있는가. 만약 있다면 그렇게 말할 용기가 내겐 있는가. 어쩌면 나는 며칠 더 아플 것만 같다.

'봄날은간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한직업  (0) 2019.02.24
문라이트  (0) 2018.12.23
보헤미안 랩소디  (0) 2018.11.04
창궐  (0) 2018.10.27
유전(Hereditary)  (0) 2018.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