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간다

극한직업

시월의숲 2019. 2. 24. 16:26





영화 <극한직업>을 보았다. 설 연휴가 끝난 주말에 본 거 같은데, 그때 우리는 그 영화가 관객 천 만이 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는 단순하게 그 천 만 관객이라는 말 때문에 영화를 보기로 결심했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는데, 그래서인지(?) 재미있었다. 누군가 이 삼 분에 한 번씩은 웃기다는 말을 한 거 같은데, 정말 그랬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웃겼다. 영화 속에 묘사된 마약반의 수사와 마약조직의 묘사가 현실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지만, 뭐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본다면 꽤 재밌는 오락영화이지 싶다. 지금 명랑에 이어 역대 2위의 관객 수를 동원하고 있다는 기사가 연일 나오는데,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어째서 이런 영화가 천 만 관객을 너머 천 오백만 명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와서 볼만한 영화인지에 대해서 말들이 많은 것 같다. 나는 어떤 영화가 사람들이 많이 볼 만한 영화인지 아닌지로 나눌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물론 한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자신이 보기에 '천 만 관객이 드는 건 어불성설인 영화'라고 단정짓는 건 수긍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본다는 건 영화가 대중들이 원하는 요소를 잘 알고, 그것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표현해냈기 때문일테니까. 한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에도 불구하고 천 만을 넘지 못하는 영화는 많지 않은가. 물론 나는 한 영화로 도배가 된 영화관을 가기보다 좀 더 다양한 영화들을 상영하는 영화관에 가기를 원한다. 천 만 관객이라는 말은 좀 무섭고,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영화관의 상영작을 보는 것은 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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