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간다

어스

시월의숲 2019. 3. 3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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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고 불쾌하며 모호하고 풍자적이며 슬프지만 때로 유머러스하다. 잔혹한 우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감독의 전작인 <겟 아웃>의 명징함과는 정반대의 모호함이 영화 전체를 지배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이 영화만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며, 한 편의 풍자극을 완성시킨다. 어떤 이의 지적도 있었지만, 나는 이 영화가 영화보다도 더 웃기며 공포스럽기까지한 현재 트럼프의 치하의 미국을 역설적으로 나타내는 것 같아 은근히 통쾌한 기분도 들었다. 공포영화에서 흑인들이 어둠 속에 있을 때 나타나는 화면의 느낌 또한 인상적이었다. 토끼와 가위, 그림자, 도플갱어, 1986년 미국에서 있었다는 'Hands Across America' 운동 등의 소재를 활용한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들이 느끼기에 이 모든 상황들은 끔찍한 악몽이겠지만, 그것은 과연 누가 만든 악몽인가? 를 되묻는다면 과연 무어라 말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우리는 우리의 반쪽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잊은 채 살고 있는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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