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간다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시월의숲 2021. 11. 2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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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을 꾼다. 내 꿈속에는 당신도 함께 있다. 우리는 사슴이다. 당신의 꿈과 내 꿈은 이어져 있다. 내 꿈속에 당신이 들어온 것이 아니고, 당신의 꿈속에 내가 들어간 것이 아니다. 우리는 각자의 꿈속에서 서로 만난다. 우리는 서로를 알아본다. 하지만 꿈을 깨고 난 뒤 우리는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꿈속에서 사슴이었던 우리들은 현실에서는 인간인 것이다. 하지만 이내 무언가에 이끌리듯 서로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하지만 꿈속에서처럼 우리들의 만남이 그렇게 순조롭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끝내 서로를 알아본다. 죽음의 순간에 일어나는 기적처럼. 우리들의 꿈은 그렇게 이어진다. 내가 너의, 네가 나의 꿈을 꾸는 것이 아닌. 우리는 그렇게 서로 같은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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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독특한 사랑 이야기다. 영화를 본지 거의 이 년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이 영화는 계속 내 마음 속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지금에서야, 불현듯, 이런 식으로나마 영화에 대한 내 느낌을 쓸 수 있게 되다니. 이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내 속의 어떤 감정의 동요가 몇 년 전에 본 영화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된 걸까? 내가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된 것도 아닌데. 때론 어떤 생각이나 느낌은 그것이 언어로 표현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 그래서 말해질 것들은 늦게라도 말해지는 것일까?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영화에 대해서 쓸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초라하고 하찮은 일처럼 느껴질지라도 내게는 이런 끄적거림이 너무나 소중한 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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