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때론 몇 마디의 말이

시월의숲 2022. 10. 13. 22:04

 

"버려진 것들을 보았을 때, 마치 나 자신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이상원"

 

무엇이 작가가 자신을 버려진 존재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은 나를 사로잡았다. 때로 작가의 작품보다 그가 한, 몇 마디의 말이 더 가슴에 남을 때가 있다. 이번에 이상원 미술관에 갔을 때가 그랬다.

 

버려진 것들에게서 자기 자신을 보고 경악하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작품으로 승화하는 일. 버려진 것들이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되는 일. 어떤 면에서 모든 예술 작품은 다들 조금씩, 버려지고, 낡고, 헤지고, 쓸모없어진 작가 자신의 형상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