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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첫날. 처음으로 쉬는 노동절이자 연휴의 시작을 알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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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많이 불었다. 바람이 한 번 불 때마다 하얀 꽃가루, 송홧가루, 민들레 홑씨 같은 것들이 무수히 우리들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햇살은 눈부셨고, 바람은 약간의 더위를 식혀 주었다. 아버지와 동생,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사람만이 어딘가를 다녀오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우리는 날씨의 세례를 받으며, 사람들로 가득한(하지만 초록으로 가득하기도 한) 축제장을 제법 많이 걸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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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아버지에게 좀 천천히 가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제는 내 뒤에서 아버지가 천천히 따라오는 것을 본다. 예나 지금이나 발을 맞추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내가 천천히 가기보다는 숨이 차더라도 쫓아가는 편이 더 낫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오월의 햇살은 우리를 감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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