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고리

푸른 숲의 기억

시월의숲 2026. 5. 5. 23:48

 

 

비 온 뒤라서였을까? 그 숲에 들어서자마자 청량한 풀냄새가 났다. 이상하지, 그 숲에서의 녹색은 빛으로 이루어진 것만 같았다. 검은 땅, 검은 줄기와 대조되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녹색 빛이 잎 하나하나에 서려 있는. 그래서 녹색 외에 숲을 이루는 검정이 더욱 검게 보였던 것이다.

 

내 후각과 시각이 모두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또 그렇게 푸른 숲의 기억을 품고 살아가게 되리라. 그렇게 짧은 순간이나마 삶을 견딜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리라.(202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