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통증은 나를 고립시킨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 몸이 시시각각 만들어내는 고문의 순간들 속에 나는 갇힌다. 통증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시간으로부터, 아프지 않은 사람들의 세계로부터 떨어져 나온다.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중에서 *통증으로 인한 고립은, 통증과 내가 온전히 마주하게 되는 시간 속에서, 그러니까 집에서 쉬고자 하는 순간에 더욱 촉발된다. 아픔을 낫게 하기 위해 쉬는 순간, 아픔은 더 활개를 치며 다가오는 것이다. 그 순간은 나와 고통이 오롯이 마주하게 되는, 말하자면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상하다. 머리가 아프니 잠이 온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다시 머리가 아프고, 그러면 다시 잠을 자고. 어제는 하루종일 그랬다. 그렇듯 맥없이 몸이 무겁고 쳐지는 경험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