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만한지나침

미하엘 엔데, 《자유의 감옥》, 보물창고, 2005.

시월의숲 2007. 12. 17. 11:51

  "이런 식으로 인간은 모든 걸 찾아 냈소. 고대 유인원과 공룡의 뼈까지도……. 왜? 그걸 찾으러 했으니까! 인간은 이런 식으로 세상을 만든 거요, 하나 하나……. 그러고는 말하지, 신이 그것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세상이 지금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있는지 한번 보시오. 크고 작은 기만과 모순, 잔인함과 폭력, 탐욕과 번민으로 가득 차 있지 않소? 사람들은 내게 와서 말하지. '그렇게 정의롭고 성스러우신 신께서 왜 이처럼 모자라고 불완전한 것들을 만드셨나요?' 이 무슨 귀신 콩 까먹는 소리야? 인간이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들었는데, 인간은 그 사실을 몰라. 하긴 알려고 들지도 않지. 왜냐 하면 그런 자신이 두렵거든!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도 '네가 그것을 찾으려 했기 때문에 그것을 찾을 수 있었다.'라는 내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어. 자기는 원래 다른 걸 찾을 생각이었다나 어쨌다나……."(87쪽)

 

- <긴 여행의 목표> 중에서

 

 

*

 

 

지평선 뒤에선 언제나 새로운 지평선이 떠오른다. 우리는 하나의 꿈세계를 바로 뒤에 두고, 그것과는 다른 꿈세계 안에서, 그것과 또다른 꿈세계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경계선을 넘어설 때마다, 우리 앞에는 이미 그 다음 세계가 펼쳐지고……, 이렇게 우리는 어둠을 헤치고 여명의 물가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205쪽)

 

-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