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0년 봄, 생트 콜롱브 부인이 죽었다. 부인은 두 살과 여섯 살 난 두 딸아이를 남겼다. 생트 콜롱브 씨는 아내의 죽음이 사무쳤다. 그는 아내를 무척 사랑했다. 그가 「회한의 무덤」을 작곡한 것은 아내의 죽음 때문이었다.(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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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춤추는 사람들이 춤추게 도와줄 수는 있네. 무대에서 노래하는 배우들의 반주는 할 수 있겠지. 자네 벌이는 할 걸세. 음악에 둘러싸여 있겠지만, 그러나 음악가는 아니네.
느끼는 심장이 있는가? 생각하는 뇌가 있는가? 춤을 추게 하기 위한 것도, 왕의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한 것도 아닐 때 어떤 소리를 내야 하는지 아는가?
그런데 자네의 망가진 목소리가 나를 감동시켰네. 자네 고통 때문에 받아들였지. 자네 기교 때문이 아닐세."(5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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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켤 때 내가 찢는 것은 살아 있는 내 작은 심장조각이네. 내가 하는 건 어떤 공휴일도 없이 그저 내 할 일을 하는 거네. 그렇게 내 운명을 완성하는 거지."(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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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아침은 다시 오지 않는다.(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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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어려운 일일세. 음악은 말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저 거기 있는 거라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은 반드시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 없지. 음악이 왕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았는가?"
"그건 신을 위한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자넨 틀렸네. 신은 말하지 않는가."
"그럼 귀를 위한 것입니까?"
"내가 말할 수 없는 것이 귀를 위한 것은 아니네."
"그럼 황금을 위한 것입니까?"
"아니. 황금은 들을 수 없지."
"영광입니까?"
"아니네. 그건 명성에 불과하네."
"경쟁하는 음악가입니까?"
"아냐!"
"사랑에 대한 회한입니까?"
"아니네."
"단념을 위한 겁니까?"
"아니야, 아니야."
"보이지 않는 자에게 바치는 고프레를 위한 겁니까?"
"그것도 아니네. 고프레가 뭔가? 그건 보이지 않나. 맛이 나고. 그건 먹는 거 아닌가? 그건 아무것도 아니네."
"더는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죽은 자들에게 한 잔은 남겨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네 자신을 태우게나."
"언어가 버린 자들이 물 마시는 곳. 아이들의 그림자. 갖바치의 망치질. 유아기 이전의 상태. 호흡 없이 있었을 때. 빛이 없었을 때."(119~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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