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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물 속을 유영하는 것 같았다
손을 뻗으면 미끈미끈한 물기가 잡혔다
푸른 나뭇잎들이 해초처럼 춤을 추고
잠자리들이 돌연 물고기떼로 변해
나를 스치고 지나갔다
갑자기 몸이 간지러웠다
이러다 정말
등에 지느러미가 나고
귀에 아가미가 생기지 않을까
나는 산책을 한 것이 아니라
물고기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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