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4시의희망

알 수 없는 일들

시월의숲 2021. 7. 2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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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 있다. 어쩌면 모든 일들이, 내가 알 수 없는 어떤 작용으로 인해 이루어지는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정말 알 수 없는 일이었던가? 내가 그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면, 나는 그것에 대해 전혀 몰랐을 것이 아닌가. 내가 지금 알 수 없다고 느끼는 것들이 실은 내가 알게 모르게 했던 행위들이 서로 뒤섞여, 내가 전혀 알 수 없는 시공간을 날아와 지금 내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닐까. 유튜브의 알 수 없는 알고리즘처럼. 오래전, 내 마음을 흔들었던 음악이 어느 순간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다. 나는 그것을 2014년에 블로그에 기록해 놓았고, 2021년인 지금 다시 한번 더 그 음악을 내 블로그에 올린다. 모든 것은 우연이지만, 그 모든 것이 어쩐지 우연이 아닌 것만 같다. 나는 다시금 이 음악이 내게로 다가왔던 순간을 떠올린다. 영화 <셔터 아일랜드>와 <백야>를. 그리고 그 이후 그가 발표해 온 음악들을 새롭게 찾아서 듣는다. 알 수 없는 일들과, 알 수 없는 순간들, 그리고 서서히 젖어드는, 알 수 없이 빠져드는 무형의 아름다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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