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4시의희망

George Michael - Roxanne

시월의숲 2021. 9. 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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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CD플레이어를 너무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놓은 CD들 중에 아직 한 번도 듣지 않은 것들도 있는데 요즘엔 그마저도 거의 유튜브로 음악을 듣고 있으니. 차분히 앉아서 음악만을 오롯이 감상하던 때가 아주 먼 일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오랜만에 수납장을 열고 진열해놓은 CD를 쭉 훑어보았다. 어떤 열정 혹은 매혹에 사로잡혀 즉흥적으로 혹은 오랜 열망으로 하나 둘 사놓은 음반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 많은 양은 아니지만 나름 모아놓은 음반들을 보고 있으니 오래 전의 내가 그것들을 샀을 때의 심정 같은 것들이 생각났다. 그중에 조지 마이클의 음반이 눈에 들어왔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음반은 <Older><Songs From The Last Century> 두 개였다.

 

조지 마이클은 그 유명한 'Careless Whisper' 밖에 모르고 있었는데, 당시 <Older>에 들어 있는 'Jesus To A Child''Fastlove'라는 노래가 너무 좋아서 처음으로 그의 앨범을 산 것이다. 그 앨범 속에 숨어 있는 'You Have Been Loved'라는 노래도 무척이나 좋다. 그의 음색은 무척이나 섬세한데, 그 속에 묘한 섹시함을 품고 있어서 듣는 사람을 매혹시킨다. 특히 그의 이례적인 재즈 커버 앨범인 <Songs From The Last Century>에 담긴 노래들을 듣고 있노라면 그 매혹 속으로 풍덩 빠져드는 느낌이다. 그 중에서 스팅이 멤버로 있던 폴리스의 'Roxanne'를 재즈로 편곡한 위 노래는 가히 백미라 할 수 있다. 같은 노래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조지 마이클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