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손톱만큼

시월의숲 2005. 3. 20. 12:55
당신은 어떨 때 시간의 흐름을 느끼나요?
평소엔 아무 생각없이 앞만 보며 살아가다가
문득 달력이 한장 넘어갈 때 인가요,
아니면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월요일이 왔을 때 인가요.

저는 얼마만큼 길어있는 손톱을 볼 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시간의 흐름에 가장 정직한 것. 몸소 느끼는 생의 미련.

얼만큼 길어 있는 손톱을 깎으며, 그만큼의 시간을 깎아 버립니다.
손톱처럼,
알 수 없는 내 안의 혼돈과, 내게 부여된 모든 역할들을
미련없이 버릴 수만 있다면.

돌아보면 어느새,
손톱만큼 자라난 생의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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