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나의 나날들

시월의숲 2005. 3. 20. 13:08

요즘 하루의 일과가 너무나도 빨리 흘러간다.
복학하기 전에는
바쁘게 사는 사람들을 동경했건만,
이젠 내 시간들이 내 의식보다 빨리 흘러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서 있는지도 모를지경이다.
그 시간의 차이가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나는 어디쯤 와있고 어디로 가야하나.
이 울렁거리는 삶의 멀미.
살아도 살아도 삶은 아득한 안개 속만 같고
나는 어디에도 섞이지 못하고 떠도는
삶의 찌꺼기가 되어간다.
그렇다면,
차라리 안개나 되어볼까.

 

-2004.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