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푸른저녁

마당놀이패의 몸짓처럼

시월의숲 2005. 3. 20. 13:10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깥이 소란스러워져 나와보니,
사람들이 둥글게 빙 둘러 앉아 있고 그 중앙엔
진한 화장을 한 한복을 입은 배우들이 나와
연기를 하고 있더군요.
내용은 심청전과 춘향전 그리고 흥부전을 한데 섞어놓은
창작극이었는데 제목이 '흥부네 박터졌네'였어요.
마당극을 한참 보고 있자니
저절로 흥이 나고 박수가 터져나왔어요.
연기에 몰두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당놀이패의 몸짓처럼 그렇게
열정적으로,
때론 과장되게,
한바탕 시원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잠시 들었어요.

인생이란 한순간의 질펀한 마당놀이 같은 것이 아니겠어요?

 

 

-200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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