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나의힘

입산 - 정호승

시월의숲 2005. 7. 3. 11:38

 

입산

 

 

 

                          -정호승

 

 

너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너는 산으로 들어가 버렸다

너를 향해 급히 달려갔다

너는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한참 길가에 앉아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시들어가는 민들레 꽃잎을 들여다 보다가

천천히 나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길은 끝도 없었다

지상을 떠나는 새들의 눈물이 길을 적셨다

나는 그 눈물을 따라가다가

네가 들어간 산의 골짜기가 되었다

 

눈 녹은 물로

언젠가 네가 산을 내려올때

낮은 곳으로 흘러갈

너의 깊은 골짜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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