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 지나치다는 것,
그 수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어떻게 하면 집착하는 마음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인지.
순수한 관심과 끈적끈적한 집착,
그것이 과연 무를 베듯 단칼에 정의 내려질 수 있는 것이었던가.
오늘은 문득,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로부터
미련없이 떠나고 싶다, 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마치 짓무른 고름처럼 나의 내부 어딘가에서 터져나와
내 머리속을 꽉 채우고 있는듯 느껴졌다.
내가 짊어지기엔 너무나 많은 생의 집착들이
지독한 거미줄이 되어 나를 옥죄이고 있다고,
어렸을 적 부터 나를 지배하고 있던 익숙한 생각들로부터,
익숙한 사람들로부터,
익숙한 집으로부터,
익숙한 나 자신으로부터
최대한 멀어지고 싶었다.
하지만 늘 그랬듯,
나는 오늘도 생각만 하고 있다.
집착하지 않으려는 집착을 하면서
집착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나 자신을
나는 너무도 익숙한 눈길로
익숙한 냉소로,
익숙한 자학으로 바라보며,
그렇게 하루를 죽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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