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가 나오는 <하얀방>을 보았습니다.
별 기대 않고 보았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더 무서울 수 있었을 텐데 무언가 많이 아쉬웠어요. 소재를 다루는 방식도 다른 영화에서 익숙히 봐왔던 것들이라 별 신선하지도 않았고요. 다만 <링> 이후 우후죽순 나오는 머리 긴 귀신이 안나온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아, 딱 한 장면 나오긴 하네요...) 여자들이 죽을 때 배가 불러오는 장면은 뭐랄까, 좀 섬뜩했고요.
영화를 보고 난 지금 시각은 새벽 3시 38분...
자야 되는데 이러고 있네요. 창밖에서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꽤 크게 들려옵니다. 아니, 지금 제가 있는 방안에도 한마리 들어와 있는것 같아요. 세상은 잠들어 있는데 귀뚜라미는 홀로 깨어서 저리 울고 있네요. 그 소리가 이리 클 줄이야. 아마도 밤이라서 그럴테지요.
예전에 '한밤의 귀뚜라미 음악회'라는 제목의 그저그런 일기를 썼던 기억이 나네요. 그땐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꽤 감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그래서 그런 일기도 썼겠지만), 요즘은 자는데 방해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경이 곤두선 날은 더욱 더. 감성이 점차 메말라 가는건지...ㅜㅠ
듀나의 글을 즐겨읽어서인지 나도 모르게 점점 그의 문체를 닮아가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요" 체도 그렇고. 도대체 누구 보라고 이런 쓸데없는 글이나 쓰고 있는건지... 고쳐야 되는데 말이죠. 하긴 이러다 말겠지만. 아~ 이제 정말 잠을 자야겠습니다...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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